[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차량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일시 면제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15일 오전 8시15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0.96%(116만2000원) 상승한 1억2274만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BTC)은 1.27% 오른 8만461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ETH)은 2.03%, 엑스알피(XRP)는 1.47% 각각 상승하고 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5218만달러(약 742억원)가 청산됐으며 이중 숏(매도) 포지션이 약 57%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전체 디지털자산 청산 금액은 약 2억2630만달러(약 3218억원)에 이르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에는 이미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부품에 대한 관세도 다음달 3일에는 시행될 것”이라며 “미국 내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일부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중 무역 긴장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커지는 업계 부담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옮기기 위해 고율 관세를 카드로 꺼내 들었지만, 업계는 △차량 가격 상승 △공급 차질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유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산업 전반에 단기적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이 같은 기대는 디지털자산 관련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디지털자산 관련 종목인 스트래티지(Strategy)는 4.3% 오른 312달러, 코인베이스(Coinbase)는 1.4% 상승한 1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주가지수인 나스닥과 S&P500도 각각 약 1%가량 상승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시장 분위기가 관세 유예 기대와 더불어 방향성을 탐색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IM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정책은 달러 신뢰도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달러 보유 대신 미 국채 매수를 중단하거나 되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는 비트코인을 대체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관세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있는 ‘관세 안전지대’로 보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31일 연례 투자자 서한을 통해 “미국의 재정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달러의 세계적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31점(공포)으로 전날(45점) 대비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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