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 반등, 중앙화 금융(CeFi) 축소
[블록미디어 정윤재] 2022년 시장 붕괴 이후 침체했던 암호화폐 대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시장은 씨파이와 디파이로 나뉜다. 씨파이는 갤럭시, 테더(Tether), 렛드(Ledn) 등 기관이 주도하는 중앙화 서비스다. 반면, 디파이는 스마트 계약 기반의 온체인 서비스로, 사용자 누구나 자산을 예치하고 대출받을 수 있다. 2022년 씨파이 기업인 블록파이(BlockFi), 셀시어스(Celsius), 제네시스(Genesis), 보이저(Voyager) 등이 파산하며 씨파이 대출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당시 전체 암호화폐 대출 시장의 40%, 씨파이 시장의 82%가 사라졌다.
디파이 주도 회복세…2년 새 10배 증가
디파이 대출 시장은 2022년 4분기 18억 달러에서 2024년 4분기 191억 달러로 9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 시장에서 디파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4%에서 63%로 확대됐다. 포코르니는 “알고리즘 기반 과잉담보 시스템과 자동화된 리스크 관리 덕분에 주요 디파이 앱은 씨파이 기업들과 달리 시장 침체기를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더리움 메인넷 기반 아베(Aave) V3는 전체 온체인 대출 중 60%에 해당하는 89억 달러의 대출 잔액을 기록하며 최대 규모 플랫폼으로 꼽혔다. 사용자들은 주로 WBTC, ETH, 스테이킹 ETH 파생자산을 담보로 USDC·ETH를 대출받는 방식으로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씨파이 시장, 회복은 더딘 편…대형 3사 집중도↑
씨파이 시장은 2021년 말 348억 달러에서 2024년 4분기 112억 달러로 여전히 68% 감소한 상태다. 다만 2023년 최저점 64억 달러 대비 73% 반등했다. 테더, 갤럭시, 렛드 세 곳이 씨파이 대출의 89%를 차지하고 있어 대출 공급이 특정 기관에 집중되고 있다.
기관 진입도 눈에 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계 기준 SAB-121을 철회하고 SAB-122를 도입하면서 은행 및 전통 금융기관의 디지털 자산 수탁 및 대출 서비스 진입이 가능해졌다. 피델리티(Fidelity), 히든로드(Hidden Road) 등도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시작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OTC·CDP 스테이블코인·프라이빗 크레딧의 부상
포코르니는 OTC(장외거래), CDP(담보부 부채 포지션)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프라이빗 크레딧 등도 주요 성장 축으로 지목했다. CDP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2025년 3월 말 기준 96억 달러로 집계됐다. 최대 발행자는 다이(DAI)/USDS를 운영하는 스카이(Sky)로 87억 달러 규모를 발행 중이다.
온체인 프라이빗 크레딧은 오프체인 채권을 온체인에서 토큰화해 대출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대표적 사례로 센트리퓨즈(Centrifuge)와 스카이의 협업이 있다. 이들은 투자 등급의 실물 자산을 담보로 온체인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과거 리스크 반성…자율 규제·투명성 강화
2022~2023년 시장 붕괴의 원인은 △비담보·저담보 대출 △자산·부채 미스매치 △비효율적인 내부 통제에 있었다. 포코르니는 “특히 셀시어스는 전체 대출의 36.6%를 무담보로 운용했고, 블록파이는 FTX에 무담보로 자금을 빌려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은 △알고리즘 기반 리스크 관리 △프로그래밍된 금리 구조 △디파이의 실시간 유동성 분석을 통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있다. 디파이 앱은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의 대출을 제공하며, 사용자들은 자산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다.
암호화폐 대출의 미래는?
포코르니는 디파이의 기술 스택을 활용한 오프체인 기업의 등장, 기관 투자자의 유입, 프라이빗 크레딧의 확장성을 향후 주요 변화로 꼽았다. 디파이 앱은 실시간 감시 가능성과 자동화된 청산 구조로 리스크를 줄이며, 규제 명확성과 전통 금융과의 연결 지점에서 점차 입지를 넓혀갈 전망이다.
그는 “암호화폐 대출은 디지털 자산 금융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온체인과 오프체인의 융합을 통해 전통 금융과 디지털 경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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