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명확화 + 제도권 편입 가속화: 일본,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국은 세제 개편, 금융상품 재분류, 라이선스 발급 등을 통해 웹3를 제도권 금융에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전환 중.
-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양방향 진화: 일본과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민간 주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한국은 대규모 CBDC 파일럿을 통해 공공 주도 디지털 화폐 실험에 집중.
- 신흥국의 본격적인 제도화 진입: 베트남과 태국은 이제 정책 논의에서 실제 실행 단계로 전환 중. 규제 샌드박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국경 간 결제 유스케이스 실험 등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
1. 무대로 올라온 아시아의 웹3 시장
2025년 1분기, 아시아 웹3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서방 시장의 관심이 정치적·규제적 불확실성에 고정된 반면, 아시아 정부들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갔다. 지역 전반에 걸쳐 규제 당국은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고, 라이선스를 발급하며, 규제 샌드박스를 출범시키고, 국경을 초월한 협력을 강화했다.
일본의 세제 개혁과 규제 개편부터 한국의 신중한 접근법, 홍콩의 라이선스 발급 확대와 싱가포르의 지역 외교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단순히 암호화폐 사이클을 쫓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들은 기관 친화적이고, 정책과 연계되며, 국경을 초월한 상호운용성이 높은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장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2025년 1분기 주요 업데이트에 대한 국가별 분석을 제공하며, 빠르게 진화하는 아시아 웹3 환경에서 활동하는 기업과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 인사이트를 담았다.
2. 일본: 차분한 전략과 대담한 행보
일본의 웹3 전략은 차분하면서도 계획적인 패턴을 보여준다. 금융기관들이 주도하는 점진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시장 개방과 규제 프레임워크 발전을 통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5년 1분기 일본은 글로벌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웹3 연합은 미국 SEC의 암호화폐 태스크포스에 제안서를 제출해 토큰 분류 및 국경 간 규제 표준에 관한 미일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이러한 점진적인 움직임은 단순한 국내 정책 변화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일본이 국내 제도의 명확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웹3 거버넌스의 국제 규범 형성에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2.1. 암호화폐 세제 개혁: 낮은 세율, 이연 과세, 법적 명확성
2025년 1분기 일본은 웹3 산업 규제 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집권 자민당은 가상자산 세제 개편안을 제시했으며, 이는 최대 55%까지 적용되던 누진세율을 일률적인 20% 양도소득세로 대체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한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스왑하는 것과 같은 가상자산 간 거래에는 과세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개편안은 세금 계산의 복잡성을 줄이고 투자자와 기업에게 더 명확한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 세율은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한 개선이지만, 현재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비과세 정책을 시행 중인 한국과 같은 시장보다는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일본의 법적 명확성 강화는 최소한의 세율보다 예측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2. 규제 분류체계: 가상자산의 전통 금융 편입
금융규제 측면에서 일본 금융청(FSA)은 2026년까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재분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닌 의미 있는 전환으로, 가상자산을 내부자 거래 규제와 투자자 보호 장치를 포함한 전통적 증권과 동일한 법적 프레임워크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이 디지털 자산을 규제 규범 외부의 투기적 자산으로 취급하기보다 공식 금융 시스템 내에 위치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기관 참여자들에게 이 변화는 더 명확한 법적 기준과 향상된 신뢰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소규모 팀과 디파이(DeFi) 개발자들에게는 강화된 감독이 운영상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 핵심 과제는 이 분야의 혁신이 정책 발전 속도를 계속 앞서가는 가운데, 진화하는 규제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2.3. 스테이블코인 모멘텀: 일본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새로운 국면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루었다. 대표적으로 Circle은 SBI 홀딩스와 협력하여 USDC를 일본에 도입했으며, 이는 2023년 일본 스테이블코인 법률 하에 운영되는 최초의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와 함께 SBI의 거래소는 해외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최초의 라이선스 취득 전자지급수단 거래서비스 제공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흐름에 더해 SMBC, Ava Labs 및 여러 일본 파트너 간 체결된 양해각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했다. 이들은 엔화와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함께 모색하며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발전들은 전통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추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더불어 Progmat과 같은 국내 프로젝트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어, 일본이 엄격한 규제 체계 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혁신을 위한 역동적인 시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한국: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규제 완화의 신호
3.1. 새로운 자금 출현: 제한적인 기관 투자 개방
한국은 2025년 1분기에 규제 측면에서 중요한 움직임을 보였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기업 암호화폐 거래 금지의 부분적 완화였다. 금융위원회(FSC)는 법 집행기관, 대학, 비영리단체와 같은 특정 승인 기관들이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디지털 자산을 구매할 수 없으며 매도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 이러한 조치는 완전한 개방보다는 몰수 자산이나 기부로 암호화폐를 보유하게 된 기관들에게 제한적 출구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더 의미 있는 변화는 올해 후반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시작될 예정인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소수의 상장 기업들이 자본시장 규제 하에서 디지털 자산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역시 엄격한 제한 내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기관 참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기보다 통제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3.2. CBDC 파일럿: 이제 현실에서 적용될 대규모 테스트
한국은 동시에 CBDC 전략에서도 큰 진전을 이루었다. 3월에 한국은행은 10만 명의 소비자와 7개 주요 은행이 참여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이 시범사업은 실제 결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잠재적인 전국 단위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를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븐일레븐 한국과 같은 소매업체들이 CBDC 결제를 수용할 예정이다.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주변국들이 주로 스테이블코인 프레임워크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주요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로 CBDC 개발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다.
3.3. 무허가 플랫폼 금지: 투자자 보호에 대한 강경한 태도
일부 문은 열리기 시작했지만, 다른 부분은 여전히 단단히 닫혀 있다. 3월에 한국 규제 당국은 구글에 미등록 암호화폐 거래소 앱 17개(Poloniex, KuCoin, MEXC 등)를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현지 등록 없이 운영하는 무허가 플랫폼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조치였다.
이와 같은 태도는 한국 정부가 기관 참여 개방, CBDC 등 점진적인 개방을 하면서도 투자자보호에 대해서는 엄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웹3 기업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접근 불가능한 시장이 아니지만, 완전히 개방된 것도 아니다. 기회는 존재하나, 이는 규정을 준수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4. 홍콩: 규제 가속화, 기관 친화적 시장으로 발돋움
4.1. 로드맵에서 실행으로: A-S-P-I-Re 프레임워크 주도
25년 1분기, 홍콩은 규제 이니셔티브와 기관 협력을 통해 아시아 내 주요 암호화폐 허브로 도약하는 행보를 가속화했다.
2월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홍콩의 가상자산 시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인 “A-S-P-I-Re”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접근성(Access), 안전장치(Safeguards), 상품(Products), 인프라(Infrastructure), 관계(Relationships) 등 다섯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총 12개 이니셔티브에는 장외거래(OTC) 데스크 및 수탁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라이선스 체계 구축과 함께, 규제 환경 내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및 마진 대출 허용에 관한 협의안이 포함됐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동일 비즈니스, 동일 리스크, 동일 규칙” 원칙을 따르며, 가상자산 부문의 고유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전통 금융의 안전장치를 통합하려는 목표를 지향한다. 이는 홍콩의 오랜 금융 유산을 반영하는 동시에,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실험적 금융 상품을 지원하는 최초 관할권 중 하나로 홍콩을 자리매김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4.2. 라이선스 모멘텀: 거래소들의 본격적인 진출
2023년 도입된 리테일 거래소 라이선스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증권선물위원회(SFC)는 25년 1분기 말까지 총 10개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라이선스를 승인했다. 예시로, 불리시(Bullish HK Markets Limited)은 25년 2월 라이선스를 취득해 홍콩 규제 프레임워크 하에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라이선스 발급은 홍콩의 규제 체계가 시범 단계를 넘어 실제 작동하는 성장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규정을 준수하는 거래소들은 명확한 규칙 하에 실제 영업이 가능해졌고, 웹3 기업들에게는 단순 출시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현재 암호화폐 파생상품과 대출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홍콩은 디지털 자산을 위한 완전 규제 환경을 갖춘 세계 몇 안 되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3. 스테이블코인 발전 방향: 주요 기업들의 시장 진입
HKMA 자료에 따르면, 2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홍콩, 애니모카 브랜즈, 홍콩텔레콤(HKT)이 홍콩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했다. 이와 같이 글로벌 대형은행과 웹3 분야의 유명 벤처 기업이 손을 잡은 이번 협력은 드문 사례로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자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홍콩은 민간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는 동시에 프로젝트 앙상블을 통해 CBDC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양방향 접근법은 디지털 화폐 생태계 조성을 위한 홍콩의 포괄적 전략을 보여준다. 특히 민간 영역을 합친 투 트랙 전략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화폐 모델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5. 싱가포르: 속도보다 체계성 중시
5.1. 기관 라이선싱 모멘텀: 네임밸류보다 적합성을
헥스 트러스트는 싱가포르 통화청으로부터 주요 지급기관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국경 간 암호화폐 이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같은 시기 미국 트레이딩 회사 컴버랜드의 아시아 법인 컴버랜드 SG도 라이선스 원칙적 승인을 받았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화려한 이름이나 과장된 홍보보다 건전한 기업 구조와 글로벌 신뢰도, 철저한 규정 준수 체계를 갖춘 기업을 우대한다. 다른 국가들이 소매시장 확대나 느슨한 혁신 환경에 집중할 때, 싱가포르는 본질적인 시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싱가포르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준다. 이곳은 단순한 테스트 공간이 아닌 기관급 운영 능력을 갖춘 진지한 장기 플레이어를 위한 무대다.
5.2. 지역 외교: 싱가포르-베트남 협약
주목할 만한 국제적 진전으로, 싱가포르와 베트남이 디지털 자산 규제 및 감독에 관한 협력 의향서에 서명했다. 싱가포르 통화청과 베트남 증권위원회가 주도한 이 협약은 규제 프레임워크, 감독, 산업 표준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싱가포르가 암호화폐 정책 외교에서 지역 리더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한 선의의 외교가 아닌 싱가포르가 자국의 규제 모델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전략이다. 베트남과 같은 빠르게 성장하는 이웃 국가들과 협력함으로써, 싱가포르 통화청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규제적 조화가 이루어지는 지역 생태계 구축을 돕고 있다.
웹3 기업들에게 이러한 외교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싱가포르를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를 구축하면 하나의 시장뿐 아니라 여러 시장과의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아세안 시장들이 실험 단계에서 제도화 단계로 이동함에 따라, 싱가포르의 정책적 리더십은 조용히 가장 강력한 수출품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5.3: 아시아 진출의 거점으로서의 매력: 로빈후드의 선택
싱가포르의 명확한 규제와 신뢰성은 계속해서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1분기에 미국 핀테크 플랫폼 로빈후드는 2025년 말까지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비트스탬프 인수를 기반으로 한 이번 행보는 명확하고 체계적인 규제 환경 아래 아시아 진출을 모색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싱가포르가 갖는 매력을 보여준다.
로빈후드의 진출은 단순한 라이선스 획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더 많은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지역 거점으로 선택하고, 그 명확한 규제와 강력한 감독을 장기 성장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이들은 규제 명확성을 위해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후, 지역 규제 체계가 성숙해짐에 따라 인접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취한다.
싱가포르는 빠른 변화보다 견고한 규칙 수립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다양한 규제 환경이 공존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싱가포르의 접근법은 높은 신뢰도, 낮은 리스크, 완전한 투명성을 갖춘 기준점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환경은 모든 스타트업에게 매력적이진 않을 수 있으나, 안정적인 자본과 기관, 국경을 넘나드는 사업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6. 베트남: 정책 논의에서 정책 실행으로
6.1. 법적 체계: 마침내 윤곽을 드러내다
베트남은 2025년 1분기에 디지털 자산을 위한 완전한 법적 체계 구축에 결정적 진전을 이뤘다. 3월, 팜민찐(Phạm Minh Chính) 총리는 지시 제27호(Directive No. 27/NQ-CP)를 통해 연내 암호화폐 규제 마련을 공식 지시했다. 이 규제 체계는 자산 분류, 라이선싱, 자금세탁방지/고객확인(AML/KYC) 의무, 소비자 보호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핀테크와 암호화폐 활동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포함한 새로운 금융 허브 조성 계획도 진행 중이다. 호치민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추가적으로 2026년 출범을 목표로 한 라이선스 기반 중앙화 거래소 시범 사업도 이미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베트남은 그동안 활발한 소매 암호화폐 시장으로 알려졌으나, 동시에 규제의 회색 지대에서 운영되어 왔다. 과거의 규제 시도는 대부분 서류상으로만 존재했고,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집중력과 집행력이 부족했다. 이번 조치는 베트남이 암호화폐 시장을 관망하는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됐다. 완전한 규제 명확성까지는 아직 12-18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나, 변화의 흐름은 실질적이며 최고위층에서 직접 추진되고 있다.
6.2. 정책과 시장의 만남: 정부와 업계의 협력
3월 27일, 베트남 블록체인 협회(Vietnam Blockchain Association, VBA)는 중앙화 거래소 감독에 초점을 맞춘 고위급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주요 정부 기관, 30개 이상의 금융 기관, 그리고 바이낸스(Binance), OKX, 바이빗(Bybit)과 같은 주요 글로벌 중앙화 거래소들이 참석했다. 세금, 사이버 보안, 스테이블코인 관리, FATF 기준 조율 등의 주제가 논의됐는데, 이는 정책과 업계가 마침내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정부가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과 대화 테이블에 앉기로 한 결정은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더 명확한 규칙을 향한 움직임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기 위한 협력의 신호다. 처음으로 정부와 업계는 암호화폐를 더 투명하고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자체 중앙화 거래소 설립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일 수 있지만, 더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는 시장을 위한 기반이 확실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6.3. 전통 금융의 참여: 베트남블록체인협회와 드래곤캐피탈의 전략적 제휴
베트남블록체인협회(VBA)와 드래곤캐피탈(자산규모 약 60억 달러)은 동일 컨퍼런스에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들의 협력은 토큰화된 ETF 관련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태국에서 암호화폐 ETF에 대한 규제 승인이 난 것 같이 베트남에서도 규제된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규제 환경은 아직 미완성 상태다. 인가된 합법적 운영을 위한 종합적 체계는 여전히 준비 중이며, 곧 시행될 암호화폐법과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최종 확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베트남은 현재로서는 완전히 규제된 사업 운영 출시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베트남 시장은 개발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탄탄한 소매 사용자 기반, 확대되는 개발자 인재풀, 그리고 증가하는 정치적 모멘텀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Web3 팀들이 커뮤니티 참여에 집중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장기적 시장 참여를 위해 전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7. 태국: 선별적 개방과 명확한 경계
7.1. 테더와 SEC: 거래 승인 받은 스테이블코인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5년 1분기에 테더의 USDT와 서클의 USDC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암호화폐 목록에 추가 승인했다. 3월 16일부터 시행된 이 결정은 2월 실시된 공개 의견수렴 과정에서 대다수 이해관계자들이 지지를 표명한 결과다.
이번 조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두 스테이블코인이 승인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또한 태국이 웹3 분야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이 과정에서 보여준 협력적 접근 방식이다. 테더는 태국 규제 준수를 위해 현지 당국과 직접 소통하며 태국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에 공개적으로 나섰다. USDT와 USDC가 디지털 자산 기업들의 공식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결제 시간 단축, 국경 간 거래 효율성 향상, 안정적인 디지털 자산 진입로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국가 규제기관과 조화를 이룬 드문 사례로,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는 다른 기업들에게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태국 내 규제된 암호화폐 상품 개발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
7.2. 암호화폐 샌드박스: 하지만 초록불은 아닌
태국 정부는 2025년 2월, 푸켓에 암호화폐 샌드박스 구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제도는 2025년 10월까지 출범할 예정이다. 이 샌드박스는 디지털 자산 결제 시스템을 테스트할 수 있는 통제된 환경을 제공하고 향후 정책 프레임워크를 구체화하는 목적을 가진다.
샌드박스가 완전한 자유화로의 움직임을 의미하진 않지만, 신중하게 범위가 정해진 실험을 위한 통제된 공간을 마련했다. 초기 중점 분야는 관광, 토큰화, 현지 결제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USDT와 USDC가 공식 거래 승인을 받으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테더와 서클 같은 주요 기업들을 샌드박스 시험에 참여시킴으로써 기관급 인프라와 실생활 스테이블코인 활용 사례를 태국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태국 규제 당국 간의 이러한 협력은 정책 개발과 실제 적용 사이의 간극을 메울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관광 목적 스테이블코인 결제, 상인 정산 등의 사용 사례를 완전히 규제를 준수하는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샌드박스는 테스트 공간으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웹3 생태계 내 혁신을 위한 핵심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있다
8. 결론: 체계적으로 발전하는 아시아 웹3 시장
아시아 웹3 환경은 혼란이 아닌 조율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 발전 속도에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인 흐름은 점차 일치하는 모습이다. 더 체계적인 규제, 명확한 산업 구조화, 웹3 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 의지가 그 핵심이다.
이 지역에서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에게 시장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빠르게 움직이며 기존 질서를 깨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규제 준수 능력, 실질적 활용 사례 개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갖춘 기업들에게 더 안정적이고 기회가 풍부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아시아의 차세대 웹3 성장 동력은 규제의 허점을 파고드는 방식이 아닌, 제도화된 시장에서 원활히 운영하고, 주요 기관들과 협력하며, 규제와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로부터 나올 것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좁아졌지만,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기업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성장 기회가 열려 있다.
*위 글은 블록미디어의 파트너사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아시아의 주요 국가의 웹3 추진 전략: 2025년 1분기 분석의 전문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타이거리서치>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