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80일이 지나면서 허니문 효과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에 대한 시장과 유권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3~15일(현지시각) 미국 성인 1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취임 직후 진행한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14%포인트(p) 하락한 수치이며, 취임 이후 최저치다. 반면 부정 평가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보다 더욱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유고브의 정기 여론조사 데이터에 의하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지지율은 취임 후 같은 기간 동안 약 5%p만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 2기 행정부는 출범 당시 긍정 평가 비율이 부정 평가 비율을 앞섰으나 취임 약 50일 차부터 역전된 상태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였다.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는 90%가 지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85%만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8%에서 12%로 증가했다.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과반을 차지했다. 미국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2%로, 지난주 조사(53%)보다 1%p 감소했지만, 트럼프 2기 출범 직후 37%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반감은 54%로 나타났다. 관세가 경제와 소비자에게 해롭기만 할 뿐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이익이 없다는 의견에 48%가 동의했다. 반면 단기적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겠지만 장기적 경제 성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의견은 38%에 그쳤다.
응답자의 76%는 관세로 인해 상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44%는 큰 폭의 인상을, 31%는 소폭 인상을 예상했으며, 관세가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정책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임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사 응답자의 65%는 주식 시장 동향에 매우 또는 어느 정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답했으며, 42%는 개인적 또는 공동으로 투자한 자금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주식 시장 상태에 대해서는 34%가 나쁘다고 평가했고, 우수하거나 좋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응답자의 67%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식 시장 상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좋지 않은 성적표로 평가된다. 2009년과 2021년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초반 약 100일간은 긍정 평가 비율이 부정 평가 비율을 앞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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