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고조시키며 역내 국가들에 대중 무역 제한을 요구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주석이 동남아 순방 중 ‘아시아 가족’ 연대를 강조하며, 미국의 대중국 포위 압박에 맞서 역내 단합을 촉구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하며 경제 협력 강화와 외부 세력의 개입 반대를 내세웠다. 시 주석의 이번 행보는 동남아 국가들의 미국 편입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해 3개국 순방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다. 전날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열린 국빈 만찬 연설에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역내 국가들과 함께 지정학적, 블록 대립의 암류에 맞서 아시아 가족의 밝은 미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두 나라는 산업, 공급망, 데이터, 인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5개년 경제무역협력 프로그램과 ‘고위 전략적 말레이시아-중국 공동체’ 구축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캄보디아 방문 전 현지 언론 기고문에서도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함께 반대하고,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과 분열 시도를 단호히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인민당 훈센 대표와의 회담에서는 “무역 전쟁은 다자무역체제를 훼손하고 세계 경제 질서를 교란한다”며 중국의 이웃 외교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현재 주요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90일간 유예한 가운데, 중국에만 14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에 125%의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미국은 이를 훨씬 웃도는 최대 245%의 대중 관세를 매겼다.
한편, 동남아 국가들은 미중 양국의 압박 속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아세안 회원국들은 어떤 일방적 무역관세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대만 독립 반대 입장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의 첫 순방지였던 베트남에서도 45건의 경제협력 합의가 체결됐으며, 양국은 “일방주의와 역내 평화·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를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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