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분석가는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2028년까지 2조 달러에 이를 수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여름 암호화폐 규제 법안을 승인한다면 1조6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수요가 미국 재무부 단기 국채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총 시장가치는 약 2300억 달러이며, 대부분은 미국 단기 정부 채권인 T-Bill로 뒷받침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런던 소재 분석가 제프 켄드릭(Geoff Kendrick)은 이러한 법적 명확성이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의 주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4년간 연평균 4000억 달러 규모로 T-Bill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이는 트럼프가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는 기간과 일치한다. 이러한 구매 흐름은 정부가 비슷한 기간 발행할 새로운 단기 부채 전체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켄드릭은 연구 노트에서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증가하는 수요는 달러화 수요를 추가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미국 단기 국채 최대 수요처로 부상”
켄드릭은 이러한 자금 유입이 단순한 부수적 현상이 아니라며,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재무부의 채권에서 단기 부채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집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구매자들이 T-Bill뿐만 아니라 중·장기 채권으로 수요를 분산했던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구조적으로 단기 부채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정적이고, 달러 기반이며,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지 않으면서도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스테이블코인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켄드릭은 지난주 발표한 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산업은 모든 미국 채권 부문에서 가장 큰 구매 흐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은 T-Bill을 준비금으로 사용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요성에서 비롯된 조치로,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이라는 약속을 보장하기 위해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부분이 미국 달러와 연동된 이 암호화폐는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단기 정부 채권을 확보해야 한다.
켄드릭은 이러한 수요가 글로벌 달러의 지위를 강화하고, 관세 및 무역 긴장이 초래하는 위협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의 강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의 USD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추진, 성장 가속화의 핵심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최근 규제 추진과 함께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들어 시가총액은 11% 상승했으며, 지난 12개월 동안 약 47% 증가했다. 현재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이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의회 은행위원회는 3월에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켰으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최근 ‘스테이블법(STABLE Act)’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이를 법으로 제정한다면,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주요 플레이어들이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켄드릭은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사용 편의성을 높인다면,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할 USD 자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의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한 번 강화된 USD 지배력은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은 달러화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이들이 디파이(DeFi)와 결제 시스템에 깊이 자리 잡을수록 더 많은 USD 준비금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이 T-Bill로 뒷받침되는 이상, 이러한 수요는 미국 단기 부채 발행 기계를 계속 작동시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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