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의 예외주의는 세계를 상대로 한 자신감을 제공한 신념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이런 예외주의가 과거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뱅가드 그룹(대표 살림 람지)의 CEO인 살림 람지는 미국 예외주의의 쇠퇴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람지는 인터뷰에서 “미국 예외주의가 정점에 다다랐는가”라는 질문에 단호히 “절대 아니다”라고 답하며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힘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 투자자들의 자산 매도 움직임이 증가하는 모습 또한 드러나고 있다.
# 람지 “미국 경제, 금융 중심지로 지속될 것”
뱅가드 그룹은 총 10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며 그 중 2025년 들어 117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990억 달러는 미국 주식과 채권 중심 펀드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 전반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람지는 “우리의 자금 흐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하며 “고객들의 행동과 내부 투자팀의 신념에서 이런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의 자산배분 책임자인 알랭 보콥자는 트럼프가 다중 무역 전쟁을 감행한다면 이런 추세가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S&P 500 지수는 올해 약 10% 하락했고, 이달 초에는 하락장이 임박했을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 시장과 달러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람지는 이러한 불안정성이 미국 경제의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람지는 “고객들은 항상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미국과 국제 시장 간의 적절한 비율, 주식과 채권 간의 적절한 투자 혼합을 수십 년간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 ‘매그니피센트 세븐’, 미국 예외주의에 의존했다가 대규모 손실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고 불리는 기술주 그룹은 과거 미국 기술과 혁신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들 주식은 트럼프 정책 이후 최대 40%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테슬라는 40%, 엔비디아는 20.33%, 마이크로소프트는 9.98%, 메타는 15.40%, 애플은 9.21%, 아마존은 22.16%, 알파벳은 20.51% 가량 하락했다. 이와 같은 기술주 약세는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월가의 “올-아메리칸 챔피언”이라 불리는 골드만삭스조차 달러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철회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한편, 전 BHP 수석 경제학자 휴 맥케이(Huw McKay)는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국 예외주의가 여전히 지속되겠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그 영향력이 희미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으로 다시 시작된 불안정한 정책들이 미국의 경제적 안정성과 글로벌 리더십에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가운데,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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