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전날 큰 폭으로 오른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유지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24일 오전 8시3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0.32%(42만원) 상승한 1억34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0.85% 오른 9만3735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도 각각 3.23%, 1.2%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투자 심리 회복은 청산 규모에도 영향을 줬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는 약 1억달러(약 1427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이 중 숏(매도) 포지션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의 청산 규모는 3억8378만달러(약 547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상승장에 베팅한 투자자가 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파사이드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각) 현물 ETF를 통해 하루 만에 9억1300만달러(약 1조3033억원)가 유입되며 지난 1월17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강한 상승 흐름이 ETF 시장으로도 확산된 셈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아크(ARK) 21쉐어스 비트코인 ETF(ARKB)에는 하루 만에 2억6700만달러(약 3811억원)가 유입됐다. 블랙록의 IBIT에도 1억9350만달러(약 1428억원)가 들어오며, 두 펀드가 전체 유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시장 분석가는 “예전에는 IBIT 한 곳에만 자금이 집중됐지만, 지금은 다양한 ETF에 고르게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단순한 가격 상승 외에 정책 환경 변화도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위원회(Fed) 의장을 당분간 교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장기물 금리는 소폭 하락하며 채권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여기에 대중 무역전쟁 완화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위험자산을 향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이런 분위기가 비트코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졌고, ETF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으로 확산된 것이다.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비트코인 시장에는 새로운 ‘큰손’도 등장했다. 캔터(Cantor), 소프트뱅크(SoftBank), 테더(Tether), 비트파이넥스(Bitfinex)가 함께 30억달러(약 4조28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전용 펀드 ‘21캐피털(21 Capital)’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 펀드는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의 브랜든 루트닉 회장이 주도하며, 여기에 3억5000만달러(약 499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와 2억달러(약 2855억원)의 사모 투자도 추가로 더할 계획이다.
펀드는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해 보유한 뒤, 이를 기반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구조다. 주당 발행가는 10달러로 책정되며, 이는 비트코인 1개당 약 8만5000달러로 환산한 셈이다. QCP 캐피털은 “이 구조는 과거 스트래티지(Strategy)가 대규모로 비트코인을 보유했던 방식과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기관 투자를 전제로 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 차이점”이라며 “기관 투자의 새로운 상징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2점(탐욕)으로 전날(47점)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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