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1년 만에 1000만원 선을 탈환했다. 지난해말 350만원 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수개월만에 만들어낸 가격이다.
상황은 1년 전과 사뭇 다르다. 지난해 암호화폐가 어디 쓰일지 모르는 신기루였다면, 올해 암호화폐는 오아시스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실제 결제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흐름도 좋다.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실물 자산으로 인정하기 시작했고, 금융계는 속속 투자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선물거래를 위한 거래소도 올해 안에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근거로 전문가들은 1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더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 증가하는 암호화폐 인프라, 비트코인 상승의 원동력
전문가들이 비트코인 상승을 예견하는 이면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암호화폐가 ‘가상’을 넘어 ‘실질 자산’으로 인정받는 국제적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재 넥스트머니 작가는 최근 비트코인 상승의 원인을 ▲백트(Bakkt) 출시 임박 ▲비트코인 ETF 기대감 ▲암호화폐 회계 및 수탁 서비스 급증 등 세 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백트가 런칭되고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점진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개인 위주의 시장이 금융기관 위주의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 분석했다.
비트코인ETF 승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관들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될 경우 ‘시세 조작 가능성’의 이유로 비트코인ETF 승인을 망설였던 SEC가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SEC는 자칫 잘못하면 패러다임 변화를 무시하고 혁신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내놓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관련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올해 말 혹은 내년 중 비트코인ETF가 사실상 출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지털 자산 회계 및 수탁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상승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작가는 “실제로 코인베이스, 피델리티 디지털에셋, 킹덤 트러스트 등 기관투자자 전용 수탁 서비스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코인베이스의 경우 서비스 출시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탁금액이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며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JP모건은 JPM코인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페이스북도 내년 글로벌 코인을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ID 개발사업에 진출한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 센터장은 “올해부터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피델리티, ICE 등 대기업들의 블록체인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말했다.
◆ 비트코인 반감기는 항상 상승을 이끌어왔다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점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 반감기란 정해진 발행량에 따라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발행량이 정해진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 보상이 감소되고 2140년에는 채굴이 완전 중지된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1년 앞둔 시점부터 가격이 상승곡선을 탔다. 실제로 비트코인 1차 반감기 직전 1년간 상승률은 약 400%에 달했으며 2차 반감기 직전 1년간 상승률은 140%에 육박했다. 2020년 예정된 3차 반감기까지 큰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반감기만으로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측되는데 여기에 백트, 유즈케이스 등장 등 다양한 호재까지 겹쳐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불안한 국제 정세… 비트코인엔 호재?
비트코인이 상승하고 있는 요인에는 불안한 국제정세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목할 수 있는 요인은 미-중 무역 갈등과 브라질 경제 불확실성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브라질 경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통화 전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비트코인 구매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브라질 내 비트코인 구매량은 크게 증가해 글로벌 거래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브라질 내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시세보다 약 4~5% 가량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한중섭 센터장은 “비트코인이 환율전쟁에 대비하는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면서 “금융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치안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국가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사람들이 알트코인 보다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역할해온 비트코인으로 글로벌 악재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면서 “크지는 않아도 일정부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금이 비트코인에 너무 몰렸다는 분석에 대해 경계하는 의견도 있다. 이용재 작가는 “비트코인은 아직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통화 전쟁의 피난처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매력적인 투자처의 부재로 인해 대안이 됐거나 디지털 자산 시장 형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스마트머니가 유입된 것이 상승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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