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올해만 비트코인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암호화폐에 투자해도 되냐는 문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작년 큰 하락을 경험한 바 있는 투자자들은 실제 투자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27일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원을 돌파했다. 올해 기준 최저점인 2월 370만원부터 현 최고점인 1040만원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개월. 약 90일 만에 150% 이상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지인들의 문의가 늘었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멤버들은 “친구들이 비트코인 사도 되냐고 묻더라”, “회사 동료들이 암호화폐 구매 방법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친척들이 비트코인이 뭐냐, 사도 되냐고 하더라” 등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암호화폐에 관심을 끊었던 사람들도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과거 암호화폐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렸다는 한 투자자는 “지인들에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손을 뗐다고 알렸음에도 최근 비트코인을 사야 하냐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 이용률도 늘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비트코인 거래량이 사상 최대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후오비 코리아도 거래량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후오비 코리아 관계자는 “시장이 회복하면서 가입자, 거래량, 트래픽 등이 우상향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4대 거래소는 신규유입이나 거래량 증가 등에는 큰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는 신규가입이 제한돼 있어서 그런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면서 “거래소 가입 문의도 특별히 있거나 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때 거래량 세계 1위를 차지한 적 있는 빗썸도 사정은 비슷했다. 빗썸은 업비트와 달리 신규 가입이 가능하지만 신규 유입은 조용한 모양새다. 빗썸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현장세가 앞으로 얼마나 갈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거래소 이용 분위기는 예전 같진 않다. 차분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즉각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에 대해 두 가지 분석을 내놨다. 작년 초 큰 하락을 겪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상승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또 다시 하락할까 조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첫 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무조건 상승할 것이라는 환상이 깨진 이유가 크다”면서 “하락을 겪은 기존 투자자들은 상승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하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작년 폭락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한 투자자는 “올해 비트코인이 크게 올라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긴 하다”면서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당장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 또 폭락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로 꼽혔다. 가입하기가 까다로우며 용어에 대한 이해도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4대 거래소에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면 암호화폐 거래 목적의 계좌는 개설되지 않는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개설하고 가입하는 방법 밖엔 없다. 가상계좌가 없는 중소형 거래소를 이용하자니 ‘벌집계좌’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투자 위험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정부의 조치 부재로 인해 경제활동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면서 “이런 상승장에 신규 자본의 시장 진입 장애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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