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R-2: 2019-06-20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과감한 탈중앙화와 확장성이라는 나노의 원대한 약속은 배신당했다.
IOTA와 마찬가지로 나노는 엄격하게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분산원장으로 설계됐다. 나노는 송금자와 수신자간 직접 결제가 이뤄지는 엄격한 P2P 트랜잭션에 사용되는 결제 시스템으로 고안됐다.
나노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면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독자적인 미니 블록체인을 소유한다. 참여자들은 자금을 보내는 경우와 받는 경우 모두 그들이 관여한 모든 트랜잭션에 관한 기록을 자체 보관한다. 그리고 그 트랜잭션들은 나노 개발자들이 “블록 격자(lattice)”로 부르는 데이터 아키텍처에 기록된다.
이론상 나노의 개념은 훌륭하다: 송금자와 수신자에게 그들 각자의 거래 기록을 보관할 권한이 주어진다. 그리고 송금자와 수신자만 그들의 트랜잭션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 디자인은 극단적으로 탈중앙화 된다.
여기에 더해 확장이라는 측면에서도 나노의 방법은 혁신적이다: 대다수 다른 암호화폐들과 달리 나노의 경우 전체 원장에서 네트워크의 모든 활동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 훨씬 용이해진다.
하지만 실제 시행 과정에서 …
나노가 직면한 3가지 성가신 도전
각각의 사용자가 중앙의 조율 없이 다른 사용자들을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확인하는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가치 있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노 개발자들이 그 같은 목표 달성이 정말로 얼마나 어려운지를 과소평가했다고 믿는다. 때문에 개발자들은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봉착했을 때 일련의 일회용 반창고 식 해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금 그런 장애물들에 시달려야 했다. 나노가 직면한 3가지 성가신 도전 사례를 소개한다:
도전 #1. 사기에 대한 취약성
질문: 트랜잭션 내용을 송금자와 수신자만 알고 다른 감독하는 사람이 없다면 송금자와 수신자가 공모해 시스템을 속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맞다. 실제로 아무도 감독하지 않는다면 이런 질문도 나올 수 있다 …
나쁜 행위자의 이중지불을 저지할 방법은? 나노 사용자는 더 똑똑한 누군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동일 액수의 나노를 거듭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쁜 행위자가 자신의 계좌 잔고를 조작하는 것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네트워크는 특정 사용자가 소비하려는 자금을 그가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 특히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는 프로젝트들이 이런 이슈들을 해결하려고 애를 써왔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은 사기 방지를 위한 다른 창의적 규칙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우리가 앞에서 다뤘던 것처럼 IOTA가 코디네이터에 그토록 오래 의존했고 최근에야 코디네이터의 단계적 폐지 계획 마련을 시작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우리가 폭넓게 검토한 바 있는 또 다른 비블록체인 암호화폐 홀로체인이 커뮤니티의 모든 멤버들을 신뢰함으로써 그들이 상대하는 모든 다른 멤버들을 감시하는 방식의 컨센서스를 전혀 취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나노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 나노는 위임 지분증명(DPoS) 레이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다룬다.
하지만 여기 딜레마가 있다: 나노는 원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확인해줄 (대의원으로 불리는) 확인자 그룹을 만드는 것 이외 달리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지분증명 솔루션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목격하는 것처럼 토큰 소지자들은 확인자 역할을 수행할 후보자들을 놓고 투표를 한다. 확인자로 선출된 사람들은 그들에게 위임된 토큰을 사용해 트랜잭션이 유효한지 표결한다.
만약 이 방식이 단순한 DPoS 방식처럼 들린다면 그것은 실제로 순수한 DPoS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노가 대의원 숫자를 소수로 제한하지 않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대부분의 DPoS 암호화폐들은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대의원 숫자를 제한한다. 이와 정반대로 나노는 대의원 숫자에 상한선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현재 대의원은 210명에 달한다. 결과: 프로세싱 속도는 초당 약 300 트랜잭션에 불과하다.
도전 #2. 확인자들은 보수를 받을 수 없다.
나노 원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트랜잭션은 무료며 모든 토큰들은 첫날에 만들어졌다.
다시 말하지만 적어도 이론상 이 방식은 엄격한 P2P 네트워크에서 타당성을 지닌다; 이렇게 하면 사용하기 가볍고 비용이 저렴하다. 게다가 확인자만 없다면 확인자들에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토큰 발행을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게 잘 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노가 DPoS 레이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짜깁기 하면서 멋진 구조는 허물어졌다. 그리고 지금 나노에는 확인자들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토큰의 발행과 원장 수수료가 없는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확인자들의 작업에 대해 보상할 수 있다는 말인가?
확인자들이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실상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
도전 #3. 반 중앙화된 통제로의 복귀
확인자들이 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투표를 통해 선출된 확인자들에게는 노드를 가동할 인센티브가 없다. 사실 네트워크에 대한 기득권이 있는 사람들만 네트워크를 계속 움직이게 만들 동기를 갖게 된다.
그런 동기를 소유한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 당신들도 상상했을 것이다! 다름 아닌 나노 설립자들이다.
최종 결과 …
불과 3개의 계좌가 나노 토큰의 압도적 다수를 통제한다. 그들에게는 지배적 지분이 주어진다. 압도적 지분을 소유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들에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개발자들이 자신들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경우
잠시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자:
나노는 지상에서 가장 탈중앙화된 원장의 하나로 고안됐다. 그러나 일련의 도전들과 특별 수선을 거쳐 나노는 불과 3명의 대형 계좌 소지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반중앙화 된 원장으로 후퇴했다.
나노는 탈중앙화, P2P 트랜잭션, 그리고 (블록 격자에 기반을 둔) 확장성을 향한 급진적이면서 혁신적 접근이라는 약속을 내걸고 출발했다. 그들이 그런 말을 했을 때는 모두 멋지게 들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노는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예전 것들과 같은 방식으로 후퇴하고 있다.
나노의 한때 주장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다!
평가 모델 요약:
기술: 나노는 백서상으로는 이상적 결제 네트워크처럼 보인다. 나노는 수수료 없는 트랜잭션을 제공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나노의 블록 격자 개념은 독창적이다. 그러나 나노는 현재 사용 과정에서 제한된 기능을 소지한 단지 또 하나의 지극히 평범한 DPoS 원장이 됐다. 나노는 고급 스마트계약을 수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확인자들에 보상을 제공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심각한 중앙화 이슈를 만들어낸다.
수용: 나노가 수수료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나노의 네트워크 활동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니다. 또한 일부 기술 및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기술/수용 등급: D+
투자 위험/보상: 나노 토큰이 처음 출시됐을 때 초기에는 상당한 부풀림이 있었다. 하지만 그 같은 열정은 오래 전 식어버렸다. 오늘날 나노는 다른 암호화폐들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위험/보상 등급: D+
와이스 크립토 종합 평가 등급: D+
나노가 거의 무한대의 확장성과 급진적 탈중앙화 달성이라는 초기 약속을 이행했다면 나노는 우리가 목격한 최고 암호화폐 가운데 하나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실이 보여주는 것처럼 나노는 완전히 평범한 암호화폐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