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다시 2.0% 아래로 밀린 한편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신고점을 경신했던 뉴욕증시는 아래로 꺾였고, 급락했던 금값은 상승 탄력을 회복했다.
월가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른바 ‘오사카 담판’의 약발이 불과 수 일 사이 시들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과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타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 협상의 장기전을 예고했다.
2일(현지시각) 장중 한 때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날보다 6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1.977%까지 후퇴, 다시 2.0% 선을 반납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마이너스 0.37%까지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2년물 수익률이 이른바 ‘서브 제로’ 영역에 진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재개 소식에 전날 최고치로 치솟았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저항력 시험대에 올랐고, 금값은 1% 이상 랠리하며 온스당 1400달러 선을 뚫고 올랐다.
양국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꺾인 데다 지루한 신경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결과다.
할로 인베스팅의 제이슨 바세마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휴전과 확전이 반복되는 상황이 시장의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관세 보류 결정에도 경기 한파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여전하고,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펙트럼 매니지먼트 그룹의 밥 필립스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 결과를 둘러싼 회의론과 함께 휴전 합의에 따른 7월 금리인하 불발 가능성이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바로 국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이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하지만 합의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화웨이의 국가 안보 문제를 지적하며, 거래 제한 완화가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담판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과 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조나단 콘 채권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효과가 단기간에 사라지고 있다”며 “제조업을 포함한 주요국 경제 지표 둔화가 자산시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 하락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합의 하루만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 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56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경기 한파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트레이더들의 ‘팔자’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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