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만원을 1년 만에 100억원으로 불린 ‘코인판 레전드’
– 매매 기준 벗어나면 ‘손절’…’존버’가 제일 위험한 유형
[블록미디어 명정선.김진배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 한 달 만에 수십 억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등장했던 2017년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소위 레전드로 통하는 인물이 있다. 400만원으로 1년 만에 100억을 만든 ‘BJ 웨돔’이다.
BJ웨돔은 그가 암호화폐 트레이딩을 하면서 방송을 진행했던 공간 웨스턴돔의 줄임말이다. 웨돔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코인 소개나 추천 없이 종자돈 400만원을 트레이딩을 통해 100억원까지 불리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2018년 갑자기 방송을 중단하고 코인 판을 떠나 많은 시청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웨스턴돔에서 서울숲 트리마제로 공간을 옮긴 그는 지난해 초 비트코인 투자에서 손을 뗐다. 2018년 이후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줄면서 트레이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코인에 투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는 번 돈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BJ 웨돔을 만나 투자비결과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코인판 레전드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을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저는 투자를 원래 했던 사람도 아니고, 양봉 음봉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비트코인은 21살때 아는 형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유동성이 좋았던 2017년 코인에 투자하려는데 차트가 빨간색 파란색 이란 것 외에는 아는 게 없으니 답답했습니다. 그 때 BJ방송을 보면서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고 투자의 감을 익혀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방송이 중단된 겁니다. 너무 궁금해서 제가 직접 방송을 켜고 물어봤어요. ‘존 버 어디 갔냐’고. 그게 저의 첫 방송입니다. 저는 매매화면 창을 띄우고 실시간으로 중계 방송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코인 추천이나 추천아이디 등록을 요청하는 BJ와 달라서 사람들이 방송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 방송을 진행하는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외부에 신상 공개를 꺼렸던 제가 방송을 진행했던 이유는 단 하나 정보 교류였습니다. 시청자의 눈을 통해 시장을 볼 수 있었거든요. 한 예로 방송을 통해 제가 비트코인 차트를 보면서 매매를 하고 있으면 어떤 구독자가 “웨돔아. A코인을 봐라 가격이 움직인다”고 조언을 해줍니다. 그러면 해당 코인에 관심을 두고 매매하면서 수익을 얻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쌍방향 채널이었던 셈이죠.”
– 암호화폐 투자로 400만원 종자돈을 100억원까지 불렸다는데 실화인가요.
“2017년 종자돈 4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1년 만에 자산을 100억원으로 불렸어요. 당시 시장 유동성이 워낙 좋고 돈의 순환이 빨랐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매매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물론 이 기간 스트레스도 많았죠. 70kg였던 몸무게가 120kg까지 불어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그 당시에는 저보다 많이 벌었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때 돈을 번 사람들 중에 지금까지 그 돈을 지킨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 2018년 초 방송을 그만둔 이유는.
“2018년 5월쯤 잔고 100억원을 찍고 난 뒤 투자를 하다가 현물로 5-7억원 손실이 나는 걸 보면서 그만해야겠다고 판단했어요. 시장 매매를 하지 않으니 굳이 방송을 해야 할 동인도 없어진 셈이죠. 지금은 번 돈을 지키는 쪽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거래량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가격 변동성만 해도 비정상적 입니다. 지난주 1만 4000 달러 찍었던 비트코인이 며칠 만에 1만 달러 아래로 하락했는데 이런 변동성이 평범한 것은 아니죠. 원화 입출금이 허용되기 전까지는 이런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매매원칙이나 비결이 있다면.
“매매 원칙이요? 저는 고수가 아니에요. 다만 기본적으로 매매 기준을 벗어났을 때는 판단 미스라고 생각하고 손절(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하고 거래를 멈춥니다. 손절하면 그 선에서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적당히 벌면 나와야 하는데 사람들은 적당히 벌고 나오려고 하지 않아요. 특히 코인을 맹신하고 고집을 부리거나 존 버 하겠다는 분들이 가장 위험한 유형입니다. 또 상장하는 날 그 코인은 매매하지 않으려고 해요. 보통 상장하는 날 코인을 추격매매해서 물렸던(손실) 경험이 많거든요. 더 많은 수익을 내려고 매매를 했는데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또 RSI(자본대비이익률)가 99 이상이면 트레이딩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장은 고인물입니다. 코인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긴 하락장을 견뎌온 경험 많은 개미들만 있습니다. 그런 시장에서 신규 개미는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어떤 분은 단기로 대응하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 역시 대응이 안되면 오히려 덤비지 않는 게 좋습니다.”
– 거래할 때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툴이나 서비스는.
“업비트와 빗썸을 주로 사용합니다. 업비트는 ‘바로 출금 서비스’나 ‘스탑 로스’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경험에 맞게 진화해 가는 것 같아요. 특히 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보내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는데 업비트 바로 출금 서비스는 같은 플랫폼 사용자끼리 수수료 없이 바로 코인 거래가 가능해 편리하더군요.
빗썸은 월별 자산관리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유용했던 거 같습니다. 빗썸을 보면 내가 한달 동안 얼마나 거래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예전에는 비트파이넥스를 많이 봤는데 요즘은 바이낸스를 많이 본다고 해서 참고하고 있습니다.”
– 유튜브로 코인을 소개하는 인플루언서가 많은데..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방송하는 사람들 믿지 말고 옆 사람도 믿지 말라고 이야기 합니다. 인플루언서라고 이야기 하는 이들이 코인을 추천한다거나, 비트맥스 추천아이디 등록해달라는 방송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아요. 그렇게 잘 맞추고 트레이딩을 잘 하면 본인 돈으로 운영 하면 되는데 왜 시청자를 대상으로 돈을 벌죠. 심지어 중형 거래소와 계약하고 정기적으로 돈을 받으면서 코인을 홍보하는 유튜버도 봤는데 이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물론 누구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구독자가 몇 만명에 달한다면 최소한 공인으로서 윤리 의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 내 암호화폐 거래 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부가 규제를 지속하는 건 블록체인 기술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장점과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자체를 튤립 버블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실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거나 해외로 송금 하는 경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주는 이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현금 거래처럼 음성화하기 좋은 수단이에요. 그런데 이런 도구를 단지 투기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규제한다면 오히려 불법거래 등 더욱 음성적인 곳에 쓰일 수 있습니다.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 게 아니라면 양성화 해서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