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해 논란이 더해가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텡크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가 정책 결정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브루킹스의 비상임 선임 연구원 코식 바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지난달 말 기고한 글에서, 리브라에 대해 통화관리 능력, 사용자 정보 보호, 불법행위에 사용될 가능성 등 다양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리브라가 통화정책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바수에 따르면, 현 단계에서 사람들은 리브라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추측만 할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상황을 예로 들었다.
리브라가 출시되면 사람들은 소비 거래에 이용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리브라로 교환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리브라의 인기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리브라를 지불에 이용하기보다 보유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이나 리브라 협회는 해당 국가 국민들의 돈을 계속 보유하게 되며, 이 돈을 투자에 활용해 또 다른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들은 또한 중앙은행들이 국가 통화를 발행, 관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여분의 리브라를 발행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수는 또한 정부의 인플레이션 관리 능력 변화 가능성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해 유통중인 돈의 소진을 목적으로 정책금리와 통화 예비율을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그런데 통화 유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 중 하나가 민간기업이라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리브라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추가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발생시킬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바수는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미 정치권 등에서 리브라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발행을 준비중인 통화를 통제하기 위해 기존 법규를 적용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리브라는 사람들이 놀이공원에서 이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합법적인 쿠폰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리브라를 거부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경제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바수는 결론적으로, 정책 결정자들은 새롭게 등장하는 디지털 통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고, 이러한 통화를 운영하는 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법과 국제협약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