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아이템, 실물자산이 되다
[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 “띠리링” 게임에 접속하니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ㅇㅇ온라인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ㅇㅇ온라인은 ㅇ월ㅇ일 이후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감사합니다.”
즐겨하던 게임이 서비스를 곧 종료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한다니 더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은 아깝지 않았다. 나의 게임 자산들을 간단히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공지를 본 후 나는 당황하지 않고 아이템과 캐릭터를 토큰으로 교환했다. 해당 아이템들은 게임 서비스가 종료됨에 따라 가치가 많이 하락했지만 일정만큼의 자산은 건질 수 있었다.
이렇게 전환한 토큰을 얼마 전 오픈한 XX온라인으로 전송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훨씬 많고 광고도 워낙 많이 해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다. 비록 XX온라인은 처음 하는 게임이지만 ㅇㅇ온라인에서 가져온 토큰 덕에 손쉽게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었다. 레벨을 올리는 등의 작업은 남아있지만, 기존 게임을 토큰화한 것으로 진입장벽 없이 새로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 잊고 있던 친구의 결혼 소식에 갑자기 현금이 필요해졌다. 월급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고, 얼마 전 최신 컴퓨터를 장만한다고 모아둔 현금을 다 써버린 통에 갑자기 현금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적금을 깰 수도 없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주식이나 암호화폐에서 출금하기엔 아깝다.
대출을 고민하던 차, 즐겨하던 게임이 생각났다. 급하게 게임에 접속해 크게 필요 없는 아이템들을 팔아 토큰으로 교환했다. 그리고 해당 토큰을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꿔 출금했다. 게임 아이템으로 마련한 축의금으로 친구를 축복해 줄 수 있었다.
미래에는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더라도 추억만 남는 일은 없어질 전망이다. 블록체인이 게임에 도입되면서 캐릭터 및 아이템의 토큰화 혹은 게임간 연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함께 했던 게임의 추억이 실물자산 혹은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수 있다. 또한 게임 내 자산들의 토큰화가 가능하고 토큰이코노미가 정착되면 토큰만으로 결제 활동이 가능해지게 된다. 토큰이코노미의 적용이 늦더라도 토큰이 거래소에 상장됐다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어 실물자산이 될 수 있다. 바야흐로 게임 속 경제가 실물 경제로 옮겨오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뚱딴지같은 소리 같지만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 아래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개발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내에는 블록체인 벤처스가 게임엑스코인(GXC) 플랫폼을 개발해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을 입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갤럭시S10 지갑에 탑재돼 유명해진 엔진(Enjin)이 적극적이다. 엔진은 올해 초 ‘GDC 2019’에서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플레이댑이 블록체인 게임을 활성화 하겠다며 블록체인 게임 상에서 구현되고 있는 아이템 전송 등 시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블록체인의 미래는 성큼 다가왔다. 어쩌면 게임을 좀 더 열심히 즐겨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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