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초단타매매(HFT) 투자자들을 겨냥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경쟁이 점차 가열될 전망이다. 초단타매매는 증시 등 전통적 금융시장의 오랜 관행이지만 암호화폐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일반화된 전략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8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Huobi)와 시카고 소재 ErisX는 고객들을 위한 ‘동일 장소 배치(colocation)’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고객 서버를 거래소 서버와 동일한 시설 또는 클라우드에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 장소 배치’ 서비스를 이용하면 트레이딩 속도를 최고 100배 높여 다른 일반 투자자들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는 후오비와 ErisX에 앞서 뉴욕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또 시카고 데이터센터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암호화폐시장은 역사적으로 개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움직여왔으며 최근에야 헤지펀드와 패밀리 오피스 등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암호화폐시장에서 초단타매매는 아직 드문 현상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일부 거래소들의 동일 장소 배치 서비스 제공 움직임은 초단타매매가 암호화폐세계에 서서히 진입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신호라고 코인데스크는 밝혔다.
금융기술업체 씨노버(Cinnober)의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책임자였던 에릭 월은 코인데스크에 동일 장소 배치 서비스에 대해 “큰 비즈니스”라며 “내가 대화를 나눠본 거래소 운영자들은 모두 월가 등 투자자들로부터 이런 종류의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월은 그러나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이런 수요를 충족시킬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시장에서의 초단타매매 확산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된다. 일부에선 초단타매매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시장의 문제점들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초단타매매가 서로 다른 거래소간 가격 스프레드를 좁히고 시장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올해 동일 장소 서비스를 포함해 초단타매매 트레이더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시카고 지사를 폐쇄하며 다른 기관 서비스에 우선권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 기사와 관련된 코인데스크의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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