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암호화폐 관련 상표등록을 특허청에 신청하며, 지갑 출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지갑과 디앱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프로젝트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과 LG가 암호화폐 지갑에 뛰어든 배경으로 업계는 ‘이용자 확보’를 지목하고 있다. 지갑은 암호화폐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보관처이고, 디앱 이용자에게는 사전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도구다. 디앱 서비스를 이용하며 오고 가는 코인들을 보관하고 전송할 수 있는 지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암호화폐 월렛 업체 관계자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입문하는 데 있어 가장 맞닿아있는 것이 ‘지갑'”이라며 “아직은 블록체인 산업이 성숙하지 않기도 했지만 정부 규제가 있어 대기업이 나서서 여러 서비스를 출시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면서도 향후 사업 확장을 고려해 대기업들이 ‘지갑’을 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삼성, 디앱 확장에 속도…LG도 씽큐월렛 출사표
삼성은 올 초 암호화폐 지갑을 내놨다. 암호화폐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키를 보관하는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와 암호화폐 송금 등 지갑 기능과 디앱을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갤럭시S10에 탑재했다.
지난달에는 많은 개발자들이 쉽게 디앱을 개발하도록 돕는 ‘삼성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키트(SDK)’를 테스트 버전으로 선보였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이 SDK를 이용해 디앱을 개발하고 유통할 수 있다.
디앱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지난 9일 ▲시럽테이블 ▲미세톡톡 ▲베리픽 ▲엑스월렛 ▲더 헌터스 ▲마이크립토히어로즈 등 6종을 새로 추가한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보상형 헬스케어 서비스 림포와 보상형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포레스팅과 피블 등도 추가했다.
LG전자 또한 지난 2일 한국특허청과 미국특허청(UPSTO)에 ‘씽큐월렛(ThinQ Wallet)’이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한국특허청에 따르면 씽큐월렛의 지정상품에 암호화폐 전자지갑, 블록체인용 컴퓨터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이 포함돼 있어 향후 LG도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쏠리고 있다.
또 휴대용 통신기구 포함 컴퓨터, 태블릿 컴퓨터, TV 등 여러 전자 기기가 지정상품으로 언급돼 여러 기기에 씽큐월렛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LG는 모바일뱅킹업, 신용카드 서비스업, 전자지불결제대행서비스업 등 금융업도 적용 산업군에 포함시켜 향후 암호화폐를 수단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에 씽큐월렛을 사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암호화폐 월렛 업체 관계자는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하드웨어를 판매해 왔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LG는 나름의 강점으로 여겨왔던 전자 제품에 블록체인을 접목시켜 확장하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씽큐월렛 특허 출원을 통해 (블록체인) 시장 선점 효과가 분명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여러 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월렛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디앱과의 공생도 중요하다
실제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수익 기반이자 이용자 확장을 위해 ‘디앱’ 프로젝트 및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지갑 이용의 동기부여가 될 디앱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이들과 협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는 협업 시너지 부분에서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 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한국 대표는 “삼성의 경우 디앱을 블록체인 월렛에 탑재만 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다른 지갑 서비스의 경우 탑재한 디앱 프로젝트의 이용자 확장을 위해 에어드롭 등 여러 이벤트를 실시하지만 삼성은 정부 규제로 이러한 부분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디앱으로 들어온 업체들과 공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문제를 LG가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디앱 토큰들이 실제 사용돼 시장가치를 지니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도 프로젝트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국내 지갑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블록체인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면서도 “단지 이들이 얼마나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고 기술을 공유 또는 공동 개발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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