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올 초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데 이어 LG전자도 암호화폐 지갑 상표를 등록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애플에게 돌아갔다. 삼성전자와 함께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애플이 아이폰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애플은 명확한 설명 없이 앱스토어에서 비트코인 지갑을 삭제했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유저들은 분노했고 항의의 표시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을 파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한 유저는 “나는 애플을 사랑하지만 애플의 반(反)비트코인 스탠스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현재 앱스토어에서 암호화폐 지갑을 막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블록체인에 대해 적극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업계는 몇 가지 이유로 아이폰에 암호화폐 월렛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다.
올해 애플은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Apples’s 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 WWDC)에서 iOS3에 쓰일 새로운 버전의 개발 키트를 공개했다. 이 개발 키트는 크립토키트(CryptoKit)로, 개발자들이 암호화 기술을 손쉽게 이용하게 만드는 도구다. 개발자들은 크립토키트를 통해 해싱, 키 생성, 암호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과거 비트코인 지갑을 갑작스레 삭제할 만큼 암호화폐에 보수적인 견해를 가졌던 애플이 크립토키트를 선보이자 업계에는 아이폰에 자체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했다. 트러스트 월렛의 창립자인 빅토르 라드첸코(Viktor Radchenko)는 “애플의 크립토키트 발표는 하드월렛 지갑이 아이폰에 탑재되기 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젠고(Zengo)의 공동 창립자 Ouriel Ohayon도 “애플은 수년 내에 블록체인 노선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블록체인 산업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iOS3에 추가된 아이콘들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4개의 비트코인 심벌이 포함됐으며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은 없었다. 업계는 이를 두고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크립토키트를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암호화폐를 염두에 둔 초기 조치라는 것이다.
글로벌 분위기도 애플의 암호화폐 지갑 탑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거대 메신저 텔레그램이 자체 암호화폐 ‘그램’을 발행한데 이어 페이스북도 블록체인 자회사를 통해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발행하겠다고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룡 IT그룹들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자체 암호화폐 지갑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의 암호화폐 지갑 탑재도 애플의 암호화폐 지갑 탑재를 점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 삼성전자는 이미 올 초 갤럭시S10에 자체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시켜 출시했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LG전자도 최근 ‘씽큐월렛’이라는 상표등록을 마쳐 새로 출시할 스마트폰에 자체 월렛이 탑재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는 블록체인 시장이 매년 발전하는 글로벌 산업임을 감안할 때 애플도 이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 측면에서 지갑 탑재도 예측 가능하지만 그보다 디앱들이 활성화 되면 필수적으로 암호화폐 지갑이 필요하게 된다”면서 “이 때문이라도 애플은 다른 기업들처럼 자체 암호화폐 지갑 탑재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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