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두 키워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만났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기술이 이들 손에서 융합되고 있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까.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발전해 온 분야다. 쉽게 말해 컴퓨터에게 수행하는 방법을 하나 하나 가르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 학습하고 해답을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수업 자료는 ‘데이터’다. 사람도 경험을 더 많이 할수록 어떤 일이든 더 잘 대처할 수 있듯, 컴퓨터에게도 핵심은 데이터의 양이다. 새로운 데이터를 많이 받아들일수록 더 똑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인프라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많이 발전해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그동안 개인이나 작은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글로벌 기업 구글을 떠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위한 블록 체인 프로젝트 ‘AI 네트워크(AI Network)’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커먼컴퓨터(Common Computer) 김정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구글 캠퍼스에서 만나봤다.
AI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AI와 머신러닝을 위한 글로벌 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클라우드 형태로 공유된 컴퓨터 자원을 통해 개발자와 기업 모두에게, 더 큰 머신러닝의 장(場)이 열리는 셈이다.
(김정현 커먼컴퓨터 COO)
블록미디어 기자>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정현>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블록미디어 기자>짧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현>안녕하세요. 커먼컴퓨터에서 운영과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현입니다.
Q. 회사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I 네트워크’는 무엇이고 ‘커먼컴퓨터’는 무엇인가요?
김정현>저희 커먼컴퓨터는 올해 5월에 설립된 블록 체인 개발 회사입니다. 현재는 ‘AI 네트워크’라는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을 위한 블록 체인 프로젝트를 진행중 이고요. 회사 이름은 ‘커먼컴퓨터’이고 저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이름이 ‘AI 네트워크’인 거죠.
Q.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김정현> 네, 이 프로젝트는 ‘인공지능 분산처리 솔루션 스타트업’인 ‘래블업’과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독자분들이 ‘인공지능 분산처리 솔루션’이 무엇인지 생소해 하실 것 같아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기업과 연구소가 인공지능 개발이나 다른 컴퓨팅 목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할 때, 흩어져 있는 자원들을 하나의 컴퓨터처럼 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모자랄 경우 GCP나 AWS 같은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끌어다 쓸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입니다. 저희와 협력 중인 ‘래블업’의 솔루션을 블록 체인을 통해 확장시키는 것이고요, 내가 가진 자원과 상용 클라우드 자원 그리고 제 3자가 가지고 있지만 활용되지 않고 있는 전세계 컴퓨팅 자원을 빌려 쓰고 이를 암호 화폐로 결제하는 프로젝트죠.
Q. 거기서 커먼컴퓨터가 하는 역할은 뭔가요?
김정현>서로 쉽게 신뢰할 수 없는 불특정 노드들을 연결하고, 검증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게 블록체인을 통해 가능해지는거고요.
Q.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모두 멋져 보이기는 한데 생소하죠. 이 두 키워드를 같이 가져오게 된 계기는 뭔가요?
김정현> 머신 러닝의 특징은 ‘훈련’입니다. 알파고 다들 기억하시죠? 훈련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게 머신 러닝인데 몇 시간, 길게는 몇 주의 훈련이 필요하죠. 그 훈련 결과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데 보통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에 일일이 그 과정을 확인하려면 수많은 비용이 듭니다. 사실 블록체인의 경우 내가 특정 거래 정보 또는 업무를 수행한 정보를 기록하려면 채굴자들에게 수수료를 내야하거든요. 반복적으로 실행 그리고 결과, 보상을 블록에 담으려면 수수료는 천문학적입니다. 이더리움을 예로 들면 단순히 정수를 백만 번 더하는 일을 수행하기만 해도 25달러의 수수료가 들죠. 결국 기존의 블록체인 내에서 연산을 수행하기에는 효율이 나지 않아요. 머신 러닝의 경우 즉시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닌, 일정 기간이 훈련을 위해 필요하기에 저희 AI 네트워크는 그 점에 착안한 플랫폼을 생각했습니다. 블록 컨퍼메이션 타임이 짧지 않아도 되고, 미리 준비한 테스트 데이터를 가지고 훈련의 결과에만 집중을 하는 것이죠. 수수료가 절대적으로 절감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주제라고 할 수 있죠.
Q. 개인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김정현> 자원 공급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여러분이 가진 컴퓨터의 자원을 공유만 해주면 되니까요. 인공지능을 설계할 수 있는 저자라면, 굳이 어떤 회사에 입사를 하거나 GitHub에 오픈소스로 코드를 공유해 나의 가치를 알리는 방법 대신, ‘AI 네트워크’를 통해 수익의 일부를 개인 차원에서 얻을 수 있죠.
Q. 기업은 이를 활용하는거고요?
김정현>맞아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또는 연구 목적으로 코드를 실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더 쉽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겠죠.
Q.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정현>이미 런칭한 래블업의 Backend.AI에서 분산컴퓨팅 기술이 많이 구현되어 있어요. 또 블록 체인 자체의 개발을 봤을 때도, 완전히 새로운 3세대 블록 체인 개발은 아닙니다. 노드 간 업무 수행 이력과 결과, 보상이 어떻게 지급되었는지 등이 기록될 것이기에 빠른 시일 내에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Q.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사한 모델을 가진 회사가 있나요?
김정현> 전세계적으로 몇 개 되지 않아요. 그나마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 모여 있죠. 다들 추구하는 방향성과 방법론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같다고 보기도 애매하네요. 당장 실현 가능한 기술로 아키텍처를 디자인 했기 때문에 저희 로드맵 상으로는 6개월 내로 테스트넷이, 약 1년 내로 메인넷이 출범 가능할 것 같습니다.
Q. 좀 다른 질문을 해보고 싶은데, 구글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구글은 참 좋은 회사라 들었는데 그냥 다니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김정현> 저는 구글에서 약 8년 간 광고 세일즈와 글로벌 어카운트 대상의 파트너십을 담당해왔어요. AI 네트워크 백서를 래블업 신정규 대표와 공동으로 쓰고 디자인한 김민현 대표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에요. 2010년부터 근무했죠. 주 업무가 검색과 유저 행동 예측, 인공지능 분야였습니다. 블록 체인이 가져올 새로운 세상 그리고 조직의 변화에 영감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저는 김민현 대표와 구글에서 같이 운동 동아리를 하다가 비전에 반해서 합류했고요. 그냥 다녔어도 충분히 멋진 커리어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겠지만 블록 체인의 미래를 믿고 있고, 블록 체인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함께 하고 싶은 꿈이 있네요.
Q. 많은 회사들이 ICO(Initial Coin Offering)에 나서고 있는데 향후 관련 계획은 있나요?
김정현> 한 달 전에 실리콘 밸리에 다녀왔어요. 투자자도 만나고 어드바이저, 파트너,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 지 둘러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자금 모집과 비지니스 모델, 토큰 이코노미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실리콘 밸리 답게 ‘기술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MVP(Minimum Viable Product)없이는 발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죠. 물론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죠. 저희도 물론 대형 파트너 유치, 토큰 가치를 어떻게 높일 지 등의 고민도 하고는 있지만 백서만 가지고 꿈을 이야기하기보다, 실제 제품과 데모를 보여주며 기술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더 좋을 것이라는 목표가 있어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ICO는 현재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관을 대상으로, 관심을 보이는 기업 위주로 진행중입니다만 개발이 끝나고 나면, 향후 여러분과도 만날 수 있을거에요. 구체적 일정이 나오면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할 예정입니다.
Q. 기대하겠습니다. 블록미디어 독자들께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정현> 최근에 글로벌 VC(벤처캐피탈)들을 만났을 때 한국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한국과 아시아의 주도로 블록 체인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도 주목하고 있고요. 더 많은 그리고 좋은 블록 체인 개발팀 또한 탄생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시는 것을 듣고, 저희가 그런 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블록미디어 독자 분들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